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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천제단 오르던 길 (부제: 태풍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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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비가 스멀스멀 오고 있었지만, 그냥 모자하나 쓰고 만만히 출발.
덕분에 보기 힘든 산의 모습을 보면서 올랐다.
(뭐랄까 흠뻑 젖은 게 아니라 풋풋히 젖어서 각자의 색을 깨끗히 드러내고 있었다.)

뭐랄까 다소 기괴한 분위기의 안개가 시작되더니,
정상에 다가갈수록 험한 바람이 불었다. 역시 태풍의 힘.
천제단에 가서는 강풍속에서 대단한 소원을 빌기는 커녕
산을 무사히 내려가게 해달라고 빌어야 했다.
(태풍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아주 절대적인 진리를....)

옛날이야기처럼 갑자기 나타난 불빛이 보이던 집은 절의 화장실이었다.
(-_- 분위기는 아주 근사했었는데)

태백산은 좋은 산이다. 힘든 코스도 아니라고 하고.(태풍 안 올 때 가면)
가을이던 겨울이던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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