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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도
새벽녘에 눈이 떠 지는 건 거의 없는 일이지만
오늘 새벽 달걀후라이팬에 미끄덩 달걀 떨어지 듯
눈이 떠졌다.

뭐지?
뒤척이고 있는데
눈이 많이 와서 공포의 운전을 했다는 언니 메시지가 왔다.

아...눈 때문이구나.
눈 내리는 날의 묵직함이 잠을 깨웠구나.

거실 창을 열고 들어오니 어수선함에 아이마저 잠이 깼다.
그리고 눈 내린 풍경에 열광.

이것이 나비효과의 시작이었다.

문도 안 닫고 다닌 놈 때문에 고양이는 뛰쳐 나갔고
주차장 계단 밑에서 통곡하고 있던 고양이를 구출해 오니,
밖으로 나가던 아빠에게 아이가 눈덩이를 구경하라고 자랑했다.

그리고 다시 대문 열리는 소리.
눈덩이 구경하려다 제대로 어퍼진 아빠는 기어 들어 옴.

어쩔까 하다가 겨우겨우 어찌어찌 정형외과.

엑스레이를 찍어
무사한 뼈와
꽉 찬 가스를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이는 평온하게 놀고 있다.

젖은 바지는 벗고
볼따귀는 빨개서 실실 웃고 있는
네가
첫 눈 내린 날 만든 눈덩이가
이렇게 다양한 사건을 만들었구나.  

겨우겨우 어찌어찌
오늘 하루가 저물어 가는데
백년만에 모두가 잠들고 나만 깨어 있다.

신기한 하루
무사함에 감사한 하루
신경 쓰임에 긴장이 쌓여
맥주는 어림 없네.

40도

오늘 나에게 필요한 온도는 딱 40도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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